[내 생애 봄날, 피아노 앞에서] 저자 칸타샘 홍옥정 선생님 인터뷰

Q.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며 찾아오는 모든 사람이 음악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음악을 소개하고 있는 음악중개인, 칸타샘 홍옥정입니다.
40년 동안 피아노를 가르쳐 왔고, 어린아이부터 친구, 지인, 학부모님, 원생 할머님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수강생들과 함께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시니어 피아노 교육의 가능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와 지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시니어 피아노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내 엄마께 피아노를 가르쳐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 덕분에 피아노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기에, 언젠가는 어머니께도 피아노를 가르쳐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시기가 되었을 때는 “그 어려운 걸 어찌 배우냐”며 손사래를 치시니 한발 물러날 수 밖에요. 그 일을 계기로 ‘피아노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니어 시기는 언제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피아노 학원을 시작했던 1980년대 중반 제자들의 어머니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자신은 배울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자녀를 위해 피아노를 배우게 하고, 집에 피아노를 들여놓았던 분들 말입니다. “이제는 그 피아노를 자녀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 사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 생각이 시니어 피아노 교육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Q. 시니어 학습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시니어는 음과 음가를 동시에 읽으며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능력이 취약합니다. 리듬수업을 통해 박자 감각을 키워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악보를 읽더라도 손이 정확한 건반 위치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사실 시니어가 피아노를 배우는 일은 단순히 악보를 읽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피아노 치는 몸’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충분한 반복과 기다림, 그리고 친절한 안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시니어 레슨에서 가장 자주 하시는 말이 있나요?
“틀리셔도 괜찮아요. 틀리는게 당연하지요.” 이 말을 정말 많이 합니다.
시니어 수강생들은 오히려 “선생님이 이렇게 친절하게 알려주시는데 제가 못 따라가서 죄송해요.”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니어들은 선생님의 말투와 표정, 작은 한숨까지도 읽을 수 있는 연륜을 가진 분들입니다. 피아노의 영역을 빼고는 나보다 모든 능력이 뛰어나고 훌륭한 분이라는 존경심,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자존심을 건들이는 표현이나 날카로운 지적은 삼가는 게 좋겠지요.
Q. 이번 교재는 어떤 마음으로 집필하셨나요?
오랫동안 성인과 시니어 학습자들이 피아노를 배우는 과정을 관찰하며 만들었습니다. 이 교재의 목표는 단순히 피아노를 잘 치게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닌 ‘피아노 치는 뇌와 몸’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교재를 마친 뒤에는 어떤 곡을 만나더라도 악보를 이해하고, 손이 자연스럽게 건반을 찾으며, 자신의 소리를 들으면서 연주할 수 있는 기초를 갖추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습니다.
Q. [내 생애 봄날, 피아노 앞에서] 만의 가장 특별한 특징은 무엇인가요?
시니어가 처음부터 양손 악보를 동시에 해석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주었다는 점입니다. 어른이 되어 피아노를 배우기가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요? 양손 악보를 동시에 읽으며 연주해야 하는 부담이 아닐까요? 저는 오랫동안 오케스트라와 리코더 합주단을 지도해 왔습니다. 대부분의 악기는 단선율을 연주하지요. 그래서 이 교재에는 양손이 번갈아 대화하듯 선율을 주고받는 곡들을 수록했습니다. 양손을 모두 사용하지만 부담은 줄이고, 음악의 아름다움은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처음 피아노를 배우는 분들도 아름다운 반주와 함께 연주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Q. 반대로 의도적으로 제외한 내용도 있나요?
있습니다. 바로 ‘엄지’입니다.
많은 성인 초보자들이 엄지를 세게 때려치는 습관을 갖거나, 엄지 때문에 손 모양이 무너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 교재에서는 Lesson 5에 이르러서야 엄지가 겸손하게 등장합니다. 엄지와 검지 사이를 넓히고 부드러운 자동차 바퀴처럼 돌려 스케일을 치는 활용법까지, 모나지 않은 소리를 만들고 자연스러운 연주 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곳곳에 작은 장치들을 숨겨두었습니다.
Q. 시니어 피아노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피아노는 치밀한 전신운동입니다. 피아노에 몰입하는 동안 인간의 뇌는 쉬지 않고 움직이지요. 음악의 완성도를 떠나 악보를 눈으로 읽고, 뇌가 판단하고, 손을 움직이고, 귀로 소리를 확인하는 활동만으로도 대단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연주를 잘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시니어 피아노 레슨의 포인트는 인격을 존중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만드는데 있습니다. 그분들의 친절한 선생님이자 좋은 친구가 되어 주세요. 그것이 시니어 피아노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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