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ormance Expression: Through Games and Sensory Engagement
“스스로 해석해서 연주해봐”, "마음대로 좀 더 감정을 넣어서 표현해봐."
피아노 레슨실에서 흔히 들리는 이 말은 사실 아이들에게 가장 막연한 주문이자, 교사들이 무심코 던지는 표현 지도의 함정입니다. 기술적 연주는 반복 연습으로 향상되지만, 표현력은 감정, 상상력, 그리고 자신만의 해석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 '표현하기'입니다. 그러나 음악은 결국 소리로 풀어내는 이야기이고, 표현력은 그 이야기를 아이 자신의 목소리로 바꿔내는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이 막연한 세계에 자연스럽게 들어서고, 자기만의 연주 언어를 발견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요?
표현력 교육은 게임에서 출발할 때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아이들에게 ‘마음대로 표현해 봐’라고 직접 요구하는 대신 게임과 상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감정과 음악을 연결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표현력을 게임으로 접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사위와 카드 활용입니다. 주사위를 굴리는 행위 자체가 아이들에게 설렘이고 무작위로 나온 결과에 따라 연주하는 과정은 놀이터에서 노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즐거운 경험이 됩니다.
충분히 악보를 읽어 손에 익은 쉬운 단계의 곡을 준비합니다. "어떤 셈여림이 나올까?" 주사위를 굴려 나온 셈여림을 악보에 표시하고 셈여림 표현에 유의하며 연주해 봅니다. 같은 부분도 소리의 셈과 여림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이 된다는 것을 체험합니다.
수업 예시) 🐻 곰들의 춤(몰랑 피아노 동요 36-37쪽)를 통한 셈여림표 주사위 게임
1차 시도 (주사위 결과: pp - 매우 여리게)
(아이): (pp로 연주 시도)
2차 시도 (주사위 결과: f - 세게)
셈여림 뿐만 아니라 빠르기를 바꾸는 것도 창의적 표현과 손가락 훈련에 적합합니다. 이를 위해 "이 속도는 마치 거북이일까? 토끼일까?" 같은 동물 비유를 곁들이면 더욱 쉽게 이해합니다.
수업 예시) 빗방울 전주곡(몰랑 피아노 명곡 68-69쪽)을 통한 빠르기말 주사위 게임
1차 시도 (주사위 결과: Andante - 느리게)
2차 시도 (주사위 결과: Vivace - 매우 빠르게)
음악을 어떻게 표현을 해볼지를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만,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지정해줬을 때 마음의 부담없이 따라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또 표현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표현이 게임으로 다가가는 것은 매우 훌륭한 접근법 입니다. "이 곡은 소심한 토끼가 친구를 만나러 가는 이야기야"와 같이 주사위로 뽑은 나타냄말의 뜻을 스토리에 연결하면 더욱 생생해집니다.
수업 예시) '똥 밟았네' (몰랑 피아노 소곡 26-27쪽)를 통한 나타냄말 주사위 게임
1차 시도 (주사위 결과: Giocoso - 즐겁게)
2차 시도 (주사위 결과: Sentimento - 감정을 담아)
스토리가 부담되면 직관적인 표정으로 표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찡그리거나 웃거나 화나거나 하는 표현은 어린이들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이므로 어린이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 감정 단어 | 나타냄말과 의미 |
|---|---|
| 용기 | Con brio (콘 브리오), 활기차게, 힘차게 |
| 슬픔 | Doloroso (돌로로소), 슬프게, 비통하게 |
| 사랑 | Dolce (돌체), 부드럽게, 달콤하게 |
| 화남 | Con fuoco (콘 푸오코), 불같이, 열렬하게 |
| 자신감 | Maestoso (마에스토소), 위엄 있게, 장중하게 |
| 조용함 | Tranquillo (트란퀼로), 고요하게, 평온하게 |
수업 예시) 쉿, 아가야 조용히 (몰랑 더 쉬운 피아노 동요 34쪽)를 통한 감정 단어 주사위 게임
1차 시도 (주사위 결과: 화남)
2차 시도 (주사위 결과: 사랑)
아이들은 설명보다 체험, 그리고 추상적인 언어보다 구체적인 감각 경험에 훨씬 더 크게 반응합니다. 이전 게임에서 표현에 대한 마음이 열렸다면, 이제는 추상적인 음악 개념을 구체적인 감각으로 나아가는 단계입니다.
악보에 밝고 경쾌한 부분은 노란색처럼 밝은 색으로, 무겁고 어두운 부분은 짙은 회색과 같은 어두운 색으로 표시합니다. 음악의 정서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Molang music dice 1 셈여림표를 굴린 후 나온 셈여림을 몸으로 표현해 봅니다. 몸을 크게 펼치거나(ff), 작게 움츠려(pp) 표현해 보세요. 건반을 누르기 전에 소리의 크기를 몸으로 먼저 느끼다 보면 자연스럽게 강, 약 대비를 체득합니다. 또한 Molang music dice 3 나타냄말로도 비슷한 접근을 해볼 수 있습니다. 돌체(dolce)는 포근하고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간 것처럼 포근하게, 아마빌레(Amabile)는 친구를 다정하게 안아주듯이라고 설명하며 동작을 머릿속으로 그려봅니다. 어려운 음악 이론이 생활 속 감각으로 다가갑니다.
레슨 시간마다 그날의 기분을 짧은 문장으로 적게 하면, 아이마다의 특색 있는 감정 언어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주사위를 굴려 나온 나타냄말과 자신의 감정을 비교해 보는 활동도 의미 있습니다.
이처럼 표현의 근원은 감정에 있습니다. 아이가 자기 감정을 인식하고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음악 속에서 진정성 있는 표현이 살아납니다. 이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방법론보다 교사의 언어와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감정 표현을 강요하거나 성인의 잣대로 평가하면 아이들은 정답을 찾으려는 압박감에 오히려 자유로운 표현을 잃을 수 있습니다.
| 피해야 할 교사의 언어 (❌) | 아이의 자발성을 이끄는 교사의 언어 (✅) |
|---|---|
| 잘했어 (단정적) | 연주할 때 느낌이 참 좋았어 (구체적 피드백) |
| 틀렸어 (부정적 평가) | 다른 감정을 더 살려보자 (방향 제시) |
| 다시 해봐 (지시) | 그 시도 정말 좋았어 (긍정적 시도 격려) |
아이들이 피아노를 지루하게 느끼는 이유는 단순히 기계처럼 건반을 누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기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낼 수 있는 순간 피아노는 더 이상 숙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됩니다. 바로 그 순간이 아이가 음악가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시작이자 진짜 음악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표현이 아니라 자기만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음악을 통해 자신의 마음과 만나고,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Q1. 표현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먼저 테크닉을 지도해야 할까요?
A. 표현력과 테크닉은 함께 자라야 합니다. 다만 손가락이 따라주지 않으면 표현하다 박자가 무너지니, 기본기와 표현을 균형 있게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컨대 한 손은 음형 연습, 다른 손은 셈여림 변화 실험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Q2. 표현력 지도는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A. 악보 읽기를 마치고 손가락 사용 등이 유연할 때가 적기입니다(대개 바이엘 중후반). 이 시기부터 짧은 프레이즈만 표현을 바꿔보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시작해 보세요.
Q3. 수줍음이 많은 아이도 표현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A. 앞서 언급한 다양한 방식(이야기, 그림, 색 등)을 통해 천천히 천천히 표현력의 문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이)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이 곡을 연주한다면?”과 같은 질문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을 유도합니다.
Q4. 아이가 표현을 억지로 흉내 내는 것처럼 보이는데 괜찮을까요?
A. 괜찮습니다. 흉내 내기부터 시작해 점차 자신의 느낌을 담아가면 됩니다. 모든 창의적 활동은 모방으로부터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모방에서 시작하여 응용 그리고 자기화의 단계로 나아갑니다.
Q5. 집에서 부모가 도와줄 방법이 있을까요?
A. 아이의 연주를 듣고 “이 부분에서 어떤 기분이 들었니?”, “나는 이 부분이 따뜻했어”라고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입니다. 부모의 감정 피드백은 아이에게 표현의 안전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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