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음악의 순간

이벤트, 교육 철학을 보여줄 기회

2025. 10. 20

건반 위의 온도 #5

🎹건반 위의 온도 #5

이벤트, 교육 철학을 보여줄 기회

Events: An Opportunity to Showcase an Educational Philosophy

🎊 이벤트, 보여주기일까 성장의 발판일까?

요새 학원가의 풍경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합니다. SNS 피드에는 'OO 데이', 'OO 파티', 'OO 특강' 등 다채로운 이벤트 소식이 넘쳐납니다. 이벤트에 참여한 학생들의 사진과 영상을 보며 뿌듯해하시는 학부모님들의 반응을 접하면서 ‘우리 학원도 뭔가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부담감을 느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이러한 경향은 학원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차별화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지고 있으며, 학부모들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벤트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학원 내 커뮤니티 문화를 만드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 이벤트가 단순히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고, 학원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함의 이면에서, 이벤트의 본질적인 목적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벤트가 학생들의 실력 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교육에 쏟아야 할 선생님들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소모시키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반된 관점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이벤트의 목적 설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학원 교육 일정 중에 여는 이벤트가 단순히 학생을 모으고 학원을 빛나 보이게 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라면, 이는 결국 선생님과 학생 모두를 지치게 하는 단발성, 일반 이벤트로 전락하고 맙니다. 이벤트를 진정으로 잘 활용하려면, 단순한 학원 홍보 도구를 넘어 학생의 교육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획되어야 합니다. 특히 음악 학원의 본질인 음악 교육을 전면에 내세워 학생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그 과정을 효과적으로 기록하여 외부에 알리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는 교육의 본질을 지키는 동시에 학원 운영의 지속 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 전략이 됩니다.


🤔 이벤트의 목적을 다시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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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Mulyadi

피아노 교육의 목적을 다시 생각해보면, 그 출발점은 기술이 아닌 음악을 즐기는 마음에 있습니다. 단순히 악보를 읽고 건반을 누르는 기술 교육을 넘어, 학생들이 음악을 통해 감성을 키우고 자신을 표현하는 즐거움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본질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진 학원에서의 이벤트는 교육 목표를 실현하는 수단이어야 합니다. 흥미 유발을 넘어 학생들이 ‘왜 피아노를 배우는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고, 음악을 평생의 즐거움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기획해야 합니다.

  • 교육 철학 기반한 이벤트 목표의 예
  1. 테크닉과 표현력 등 교육적 성장
  2. 음악 교육에의 신뢰 강화(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학부모와 교사 등)

‘시간이 지나 연주가 향상된 것을 느낄 때가 가장 즐겁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교육에서 가장 강력한 동기는 결국 음악적 성취감입니다. 그러나 일상적인 레슨만으로는 자신의 발전 속도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벤트는 이 성취의 순간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주는 좋은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테크닉 목표를 달성한 그룹이 함께 연주하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과거와 현재의 연주 녹음을 비교해 발전 과정을 스스로 확인하도록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학생들의 내적 동기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과정은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 교육 목표에 맞춘 이벤트와 일반 이벤트의 차이 알아보기

진정으로 학생들의 성장에 기여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기 위해서는 단발성 흥미 유발을 넘어선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다음은 음악 교육 이벤트와 일반 이벤트를 구분하고, 내실 있는 행사를 기획하기 위한 예시 가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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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날(Piano Day)

2015년 독일의 음악가이자 프로듀서인 닐스 프람(Nils Frahm)의 제안으로 시작된 기념일입니다. 피아노의 88개 건반을 기념하여 매년 1월 1일로부터 88번째 날에 지정되었으며, 평년에는 3월 29일, 윤년에는 3월 28일에 해당합니다. 이 날은 피아노 음악의 발전을 도모하고, 연주자·작곡가·조율사·청취자 등 피아노와 관련된 모든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전 세계에서는 온라인 연주회, 음악 마라톤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며, 피아노 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 이벤트 기획 시 학부모와의 소통 포인트

이벤트를 준비할 때 먼저 학부모에게 행사의 교육적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SNS나 채팅을 통해 행사 사진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학부모의 기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사진 촬영이 자칫 아이의 집중과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부드럽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중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소통은 교사의 교육 철학을 보여주고, 학부모의 신뢰를 얻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소통해 보세요:

  • 사전 안내: 이벤트 전에 학부모님께 행사 목적이 음악 교육의 연장선으로 학생이 성장하는 데 있음을 분명히 알리세요. 이벤트 시에도 사진이나 영상 촬영보다는 일반적인 레슨 시간 처럼 학생을 교육하는 데 더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벤트 또한 교육의 연장선이므로 촬영물이 없거나 적을 수 있음을 미리 정중히 알려야 합니다.
  • 사후 공유: 이벤트 이후에는 아이가 직접 만든 결과물(예: 연주 영상, 작곡 악보)이나 행사 후기를 공유하세요. 이를 통해 학생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으며, 단순한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아닌 과정의 가치를 학부모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지속적인 소통: 일상적인 소통 채널(예: 밴드, 카톡 등)을 활용해 자녀의 학습 과정과 변화를 꾸준히 전달하세요. 이러한 노력이 학원의 교육 철학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토대가 됩니다.

🗺️ 이벤트 기획 성공을 위한 5단계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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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Yufeng Fei

성공적인 이벤트 기획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하나의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목적 설정에서부터 사후 관리까지, 단계별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 Step 1: 목표와 컨셉 명확히 하기
모든 이벤트는 “무엇을 위해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평소 레슨에서 드러나는 학생들의 공통된 약점이나 관심사를 토대로 컨셉을 잡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콩쿠르 준비 과정에서 자주 지적되는 페달 사용이나 터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콩쿠르 피드백 개선 워크숍'을 기획할 수 있으며, 나아가 콩쿠르 이후에는 단순히 마무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까지 포함하면 학생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이벤트가 됩니다.

• Step 2: 참여와 몰입을 설계하기
학생들이 단순히 관람자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올바른 자세를 점검하는 자세 교정 워크숍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연주 습관을 인식하고 고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본인이 치고 싶은 곡이나 악보를 직접 선택하고, 그 곡을 완성하기 위한 기간과 목표 무대를 설정해 주면 학생의 몰입도와 성취감을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 Step 3: 수업과의 자연스러운 연결 만들기
이벤트는 끝난 순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레슨과 이어질 때 진정한 교육적 가치가 발휘됩니다. 예를 들어, 특강에서 녹음된 학생들의 연주 파일을 바탕으로 다음 레슨의 첫 5분 동안 강점과 개선점을 함께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연습 목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이벤트가 단발적인 경험이 아닌, 실질적인 학습 도구로 기능하게 됩니다.

• Step 4: 학부모 신뢰와 관계 강화
이벤트는 학부모와 신뢰를 쌓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작은 발표회라도 단순한 재롱잔치가 아니라, 자녀의 성장을 직접 확인하고 감동을 나누는 의미 있는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행사 취지와 목표를 명확히 알리고, 학원에서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를 꾸준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학부모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학원의 교육 철학을 공고히 하는 기반이 됩니다.

• Step 5: 행사 전후를 활용한 홍보 전략
이벤트는 학원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행사 전후로 학원의 철학과 교육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학부모의 신뢰를 높이고 새로운 원생 모집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동 피아노학원”과 같은 지역 키워드를 활용한 블로그나 SNS 콘텐츠는 행사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와 학생들의 성취를 전하며, 학원의 전문성과 신뢰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 수업과 성장을 연결하는 '음악 기반의 이벤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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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Alexas_Fotos

음악을 기반으로 한 이벤트는 학생의 약점을 보완하고, 자기 주도 학습의 즐거움을 발견하며, 성장을 함께 나누는 장을 마련합니다. 아래는 교육적 가치와 성취감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사례들입니다.

유형 1: 음악성을 높여주는 특강

  • 사례 1: 듣는 귀 키우기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특정 테크닉을 귀로 듣고 구별하며 익히는 활동입니다.

    • 아주 쉬운 동요를 선생님이 먼저 연주하면, 학생들이 소리를 유심히 듣고 따라 치면서 손 모양뿐 아니라 음색의 차이를 느끼고 교정합니다.
    • 주사위 각 면에 ‘스타카토, 돌체, 크레센도, 포르테’ 같은 연주 기호를 적어 굴린 뒤, 나온 지시에 맞춰 짧은 동요를 연주합니다. 이때 학생들은 단순히 치는 데 그치지 않고, 연주가 어떻게 들리는지 서로 비교·평가하며 청각적으로 차이를 구별합니다.
  • 사례 2: 작은 음악 작곡하기

    작곡을 통해 음악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창의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1. 8마디 코드 진행이 담긴 간단한 악보를 바탕으로 코드와 코드음을 설명합니다.
    2. 아름다운 동시를 가사로 활용해, 각 마디의 코드음과 가사에 맞는 멜로디를 만들어봅니다.
    3. 혼자서 8마디를 완성하거나, 친구들과 한 마디씩 이어서 협업할 수도 있습니다.
    4. 완성된 곡을 직접 연주하고 들어본 뒤, 수정 과정을 거치며 음악적 사고를 확장합니다.

유형 2: 스스로 배우는 즐거움을 발견하는 활동

  • 사례: ‘워너비’ 만들기
    1. 자신의 연주를 녹음해 듣고, 강점과 약점을 균형 있게 분석합니다. 이어서 친구들의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연주가 어떻게 들리는지 객관적으로 점검합니다.
    2. 유튜브 등에서 여러 연주자의 연주를 보고, 음악적 특성을 탐구하여 자신이 닮고 싶은 연주 스타일(워너비, Wannabe)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풍부한 감정 표현이나 깔끔한 테크닉처럼 목표로 삼고 싶은 요소를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3. 현재의 자신의 연주 스타일과 워너비의 스타일을 비교·분석한 뒤,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한 개인 맞춤형 레슨 청사진을 스스로 설계해 봅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학생이 세운 계획을 보완해 주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언합니다.

나아가 완성된 작은 연주 무대에서 연주회를 갖는 것도 좋습니다. 이처럼 학생 스스로 음악적 성장을 설계하는 활동은 단순한 기술 연주를 넘어 자신의 음악적 여정을 표현하는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학생에게 깊은 성취감을 주고, 음악적 자아를 발견하는 계기가 됩니다.


📌 자주 묻는 질문(Q&A)

Q1. 이벤트 준비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이벤트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충분한 음악적 소양입니다. 학생들의 음악적 잠재력은 이미 높은 상태임을 인지하고, 교사가 그들의 성장과 학습 방향을 지도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예산이 많지 않은 학원에서도 충분히 교육적인 이벤트를 기획할 수 있으며, 사실상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잘 설계된 이벤트는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원 운영 전반에 걸쳐 업그레이드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준비 시간을 점차 줄일 수 있게 됩니다.

Q2. 소규모 학원이라 큰 이벤트를 하기 어려운데,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규모에 대한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소규모 그룹 레슨과 같은 방식은 작은 학원에서도 충분히 실행 가능하며, 오히려 학생·교사·학부모 간의 밀착된 관계를 강화하는 데 유리합니다. 특히 방학 시즌을 활용해 “한 곡 완성하는 밀착 레슨”처럼 구체적 목표를 담은 감성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소규모 학원만의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Q3. 학생들이 연습을 게을리하는데, 이벤트 참여를 독려하는 방법이 있나요?
처음부터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하기보다는, 고레벨 학생을 먼저 참여시키고 그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이를 통해 재미있고 성취감 있는 ‘프리미엄’ 경험, 즉 학생들이 닮고 싶어 하는 ‘워너비’ 사례를 만들어주면 참여 동기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이후 점차 대상과 난이도를 확대해 나가면, 참여율과 학습 효과 모두 높일 수 있습니다.

Q4. 학부모님들이 이벤트에만 관심이 있고 레슨에는 소홀한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부모가 주로 관심을 갖는 이벤트는 단순히 큰 행사라기보다는, 학생의 일상적인 성장과 돌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학부모의 요구와 관심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이벤트와 레슨을 연결하여 교육적 가치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방식이 필요합니다.